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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데이터를 비웃는다, 추신수가 뛴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39·SSG)의 '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해 추신수의 주력은 평균 이하였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추신수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당 25.9피트(7.89m)로 최소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300위권 밖이었다.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당 27피트가 리그 평균. 초당 30피트면 최상위다. 반면 초당 23피트면 최악이다. 추신수의 기록은 하위 그룹에 가까웠다. 초당 26.6피트(8.1m)를 기록한 2019년과 비교해도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스피드 스코어(Spd)도 마찬가지였다. 스피드 스코어는 세이버매트릭스 전문가 빌 제임스가 고안한 주루 평가 지표다. 도루 시도와 성공률, 3루타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산출한다. 4.5가 리그 평균. 7 이상이면 S급이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추신수의 스피드 스코어는 4.2. 2019년 5.2에서 하락했다. 주루 득점 기여도인 BsR(Base running runs above average)까지 3.8에서 0.6으로 '급전직하'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를 고려하면 주루 기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MLB 정규시즌에서 도루 20개 이상을 네 번(2009, 2010, 2012, 2013년)이나 달성한 주력이 더는 아니었다. 지난 3월 추신수가 SSG 선수단에 합류한 뒤 김원형 감독이 그에게 "(출루했을 때) 뛰지 말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KBO리그 첫 시즌인 만큼 의욕을 앞세우다 자칫 부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추신수는 2016년 4월 종아리 부상, 그해 6월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지난 시즌에도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아 연속 결장한 이력이 있다. SSG 코칭스태프는 추신수가 주루를 신경 쓰는 것보다 '타석'에만 집중해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정규시즌이 시작되니 '추추 트레인'이 달린다. 추신수는 26일까지 18경기에서 도루 6개를 기록해 이 부문 리그 3위(1위 키움 김혜성·10개)다. 성공률 100%. 지난해 도루왕 심우준(KT·성공 2개, 실패 1개), 2015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삼성·성공 5개, 실패 3개)보다 도루가 더 많고, 순도도 높다. 인상적인 장면도 쌓여간다. 지난 14일 인천 NC전에서 시즌 도루 저지율이 42.9%인 김태군을 뚫어냈다. 22일 대구 삼성전에선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를 상대로 한 경기 도루 2개를 추가했다. 24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2루에서 1루 주자 최정과 더블 스틸을 시도해 3루를 훔쳤다. 상대 배터리의 허를 완벽하게 찔렀다.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결정한다. 김원형 감독은 "(벤치에선) 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자기가 뛰는 거다. 타이밍을 잘 잡는다. 몸만 좋으면 더 뛰고 싶은데 어느 정도 자제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뛸 수 있는 선수에게는 그린라이트를 주지만, 신수는 시즌 초반 다리에 피로와 통증이 있어서 못 뛰게 했다. 그런데 (상대 견제가 느슨해) 뛰어도 살 수 있는 게 보이니까 스스로 판단해 뛴다"고 기특해했다. 그만큼 빈틈을 잘 파고든다. 전형도 SSG 3루 주루코치는 "추신수는 상황을 잘 읽는다. 미리 준비를 잘한다. 24일에도 (1루 주자인) 최정한테 "날 잘 보고 있어"라고 말하고는 더블 스틸을 하더라"며 "주력을 떠나 준비 자세와 뛸 타이밍을 잡는 게 진짜 좋다. (경기 전) 전력분석 할 때도 상대 투수의 습관 같은 걸 미리 파악하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MLB 통산 1652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2005년 데뷔해 16년간 뛰면서 수많은 투수와 포수를 상대했다. 경험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무기'다. 주루와 관련한 부정적인 숫자들. 데이터를 비웃기라도 하듯 '추추 트레인'은 오늘도 달릴 준비를 마쳤다. SSG에서 차곡차곡 그의 도루가 쌓여간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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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추신수의 경기 전 1㎏ 배트, 왜 특별한 걸까

추신수(39·SSG)의 훈련 전 '배트'는 왜 특별한 걸까.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최고의 화제는 추신수의 방망이였다. NC와 시범경기가 비로 취소되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추신수가 훈련할 때 보면 생각보다 (스윙이) 무디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배트 무게가 1㎏(실제 992g)이었다. 처음엔 무게가 그 정도인지 몰랐다. (그 정도 무게 배트를 사용할 정도로) 아직 힘이 되는구나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배트가 무거울수록 장타 생산에 용이하다'고 생각해 하나같이 묵직한 배트를 손에 잡았다. 이후 배트 스피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더 빠른 스윙을 위해 배트 무게가 점점 줄어들었다. 가볍고 반발력이 좋은 단풍나무 배트가 나오기 전에는 1kg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도 있었지만, 현재 KBO리그 대부분의 타자는 900g 이하의 배트를 사용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마찬가지다. 1914년 데뷔해 MLB 통산 714홈런을 때려낸 베이브 루스는 무게가 무려 1.4㎏(50온스) 이상인 배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1939년 데뷔한 테드 윌리엄스 이후 무게가 992g(35온스) 이상인 배트가 거의 사라졌다. 1977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로드 커류, 통산 15회 올스타에 선정된 아지 스미스가 현역 때 사용한 배트 무게는 822g(29온스)이었다. 김원형 감독이 언급한 '추신수의 1㎏ 배트'가 유독 눈길을 끌었던 이유다. 그러나 추신수가 경기 중에도 1㎏ 배트를 휘두르는 건 아니다. 경기 때 사용하는 배트 제원은 87.63㎝(34.5인치), 893g(31.5온스)이다. 훈련 때와 비교하면 약 100g 정도 무게가 덜 나간다. 추신수는 학창 시절 팔·다리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인데 경기 전 무거운 배트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이다. 그는 "무거운 배트로 연습하다 경기에서 가벼운 것으로 때려내면 스윙 스피드가 늘어날 거라는 기대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 또한 KBO리그 내 많은 선수가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키움 박병호처럼 동일한 제원의 배트(33.5인치, 880g)를 쓰는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 훈련 때 무거운 걸 든다. NC 나성범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 배트를 사용한다. 스프링캠프 시작할 때는 34인치, 1㎏짜리 배트를 휘두른다. 보름 정도 후 30인치, 940g으로 줄인 뒤 정규시즌에는 34인치, 900g 배트를 장착한다. 삼성 김동엽은 "훈련 전 몸을 풀 때는 36인치에 1㎏이 넘는 배트를 몇 번 돌린다. 그다음 34.5인치에 960~70g 배트를 사용한다. 시즌 때 쓰는 배트는 34인치에 900g"이라고 밝혔다. 삼성 팀 동료 오재일은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선 34.5인치, 950g 배트, 시즌 때는 34인치, 890g 배트를 애용한다. 경기 전후로 사용하는 배트 제원이 추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길고 더 무거운 걸 드는 선수가 꽤 많다 하지만 거포 유형이 아니라면 1㎏ 배트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다. 통산 타율이 0.330인 교타자 NC 박민우는 비시즌 때 920~30g, 시즌 때 860~70g 배트를 유지한다. 팀 동료인 이명기도 비슷하다. 비시즌 때 가장 무겁게 드는 배트 무게가 950g 정도로 1㎏에 미치지 못한다. A 구단 관계자는 "시즌 때 웬만한 무게의 배트를 들지 않는 이상 훈련 때 1㎏의 배트를 돌리는 게 쉽지 않다. 아무나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경기 전 1㎏ 배트가 대단한 것도 바로 이 이유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웬만한 거포들과 비슷한 배트로 훈련하는 셈이다. ‘에이징 커브’를 고려하면 배트 무게를 줄여 효율성을 키울 수 있지만, 추신수는 아니다. 미국에서 했던 방법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는 "그만큼 신수는 몸 관리를 잘했고 힘이 대단한 선수라 볼 수 있다"라고 촌평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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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톺아보기] ③불혹을 앞둔 나이…무기일까 고민일까

추신수(39)는 세월의 흐름을 이겨낼 수 있을까. KBO리그 데뷔를 앞둔 추신수의 변수 중 하나는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해 타석에서의 생산성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있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제프 짐머맨은 2013년 '타자들의 경기력은 20대 중반 최고점(peak)을 찍은 뒤 나이를 들면서 하락한다'며 '홈런은 더는 정점을 찍지 못하고 떨어지기만 한다. OPS나 wOBA를 비롯한 공격 전 부분의 기록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MLB 타자들의 전성기는 26세 안팎이다. 폭넓게 20대 후반까지 전성기 구간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 '에이징 커브'가 가속화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성적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앨버트 푸홀스(41·LA 에인절스)이다. 푸홀스는 2001년 21세에 데뷔해 2012년까지 누적 bWAR 91.5(연평균 7.63)를 기록했다. WAR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보다 팀에 몇 승을 더 안겼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푸홀스는 매년 7승 이상을 더 이끌었다. 말이 필요 없는 'S급'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8년 동안의 누적 bWAR이 9.3(연평균 1.16)에 불과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운동능력이 떨어졌고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성적이 악화했다. MLB 통산 홈런이 662개(현역 1위, 역대 5위)인 거포지만 '에이징 커브'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렸다. 2017년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상)를 수상한 지안카를로 스탠튼(32·뉴욕 양키스)도 공교롭게도 서른 살이 된 2019시즌부터 기록이 폭락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은 추신수의 급격한 '에이징 커브' 가능성을 낮게 바라본다. 근거 중 하나가 선구안이다. 추신수 계약(본지 단독 보도)을 발표하기 전 그의 2021시즌 연봉을 산정하면서 '특장점인 선구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 내렸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추신수의 통산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는 23.3%이다. 타격 성적이 크게 하락했던 지난 시즌에도 23.1%로 낮았다.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리그 상위 16위. MLB 최고 '볼넷 제조기' 조이 보토(38·신시내티)의 통산 O-Swing%가 20.3%라는 걸 고려하면 추신수의 선구안은 큰 장점이다. 스프린트 스피드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발이 빠르거나 선구안이 좋은 타자의 경우 '에이징 커브'가 완만하다는 미국 내 연구 결과는 추신수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몸 관리도 철저하다. 2019년 10월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가 매일 운동하고 뛰는 걸 본다. 때때로 난 그의 나이를 잊어버린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신수는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던 이번 겨울에도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추신수의 국내 에이전트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추신수의 시즌 때 체중은 93㎏ 정도이다. 지난 25일 한국으로 들어올 때 체중이 95~96㎏였는데 매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 체중과 비슷하다"며 "미국에서도 루틴대로 훈련했다. 자존심이 센 선수라서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미련 없이 그만두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아니다. 타석에서 참을성 있게 볼을 골라내는 능력은 KBO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풍부한 경험은 '에이징 커브'를 견뎌낼 수 있는 무기이다. 추신수는 MLB 1652경기(7157타석)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상황에 따른 타격이 가능하다. 2018년 스프링캠프에서 레그킥을 장착한 뒤 매년 타격폼을 미세하게 바꿔 활용하기도 했다. 텍사스 시절 팀 동료인 델라이노 드실즈는 "추신수는 자신의 접근 방식을 고수한다. 누가 마운드에 있더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MLB보다 리그 수준이 떨어지는 KBO리그의 특성상 추신수의 연착륙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워낙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미국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활약했다는 것 자체가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루틴이 있다는 것이다. '에이징 커브'에 대해서 큰 걱정하지 않는다. 알아서 충분히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기사 ①KBO리그에서도 '호크아이'가 작동할까 ②으랏차차 '추파워'…베일 벗는 불혹의 장타력 2021.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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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톺아보기] ②으랏차차 '추파워'…베일 벗는 불혹의 장타력

2001년부터 미국 전역을 누볐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인천에 입성한다. 추신수의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계약이 발표된 뒤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보여줄 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652경기를 뛴 베테랑.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험이 있지만,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리랑 직구'를 던지는 유희관(두산)과의 맞대결부터 동갑내기 이대호(롯데)와의 자존심 경쟁까지 볼거리가 꽤 많아졌다. 일간스포츠는 3회에 걸쳐 'KBO리그 신인' 추신수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추신수(39)가 보여줄 '파워'는 어느 정도일까. 전망은 비관적일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개인 성적이 하락했다. 2019시즌 대비 타율(0.265→0.236)과 출루율(0.371→0.323), 장타율(0.455→0.400)이 모두 떨어졌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반등 요인을 쉽게 찾기 힘들다. 눈여겨볼 부분은 세부지표이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신수의 타구 속도(Exit Velocity)는 시속 90마일(144.8㎞)로 MLB 상위 29%였다. 타자가 정타(正打)를 때려도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야수들의 수비를 빠져나가기 어렵다. 타자들이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해 힘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다. 2015년 NC에서 홈런 47개를 폭발했던 에릭 테임즈(35·현 요미우리)의 지난해 타구 속도는 시속 88.7마일(142.7㎞). MLB 통산 홈런이 무려 662개인 앨버트 푸홀스(41·LA 에인절스)의 타구 속도가 시속 88.6마일(142.5㎞)이었다. 추신수의 타구 속도는 MLB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평가받는 J.T 리얼무토(30·필라델피아)의 스피드(90.2마일)와 비슷했다. 타구 속도만큼은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추신수는 지난해 타구 발사각도(Launch Angle)를 키웠다. 2018년 6.1도로 저점을 찍은 뒤 2019시즌 9.2도에 이어 지난해 11.4도까지 발사각도를 올렸다. MLB 평균(12.7도)보다 낮지만 큰 변화가 감지됐다. 빠른 타구 속도와 발사각도가 어우러져 이른바 '배럴(Barrel) 타구' 비율이 10.1%로 전년 대비 1.3%p가 늘어났다. '배럴 타구'는 발사각 26~30도, 그리고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기록하는 이상적인 타구를 의미한다. 2020시즌 MLB 평균 배럴 타구 비율은 7.59%였다. 추신수의 기록은 그보다 높았다. 다만 추신수는 시속 95마일(152.8㎞) 이상의 빠른 타구 비율(Hard Hit%)이 49%에서 35.4%로 뚝 떨어졌다. 성적 하락의 가장 원인이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은 2020년 추신수의 기록을 '반등 가능한 부진'으로 해석한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도, 배럴 타구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그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Hard Hit%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환경 변화가 컸다. 개막일이 밀렸고, 단축 시즌(팀당 162경기→60경기)으로 일정이 진행됐다. 모든 타자가 슬럼프를 겪은 건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영향이 꽤 크게 작용했다. 2018년 내셔널리그 MVP(최우수선수)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는 시즌 타율이 0.205(200타수 41안타)까지 떨어졌다. 추신수는 시즌 말미 오른손까지 다쳐 부상자명단(IL)에 오르는 등 변수가 많았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추신수는 부상만 없다면 MLB에서 홈런 20개를 기본적으로 칠 수 있는 선수"라며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장타력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다. 슬러거라고 볼 순 없지만, 밀어치는 홈런이 상당히 많은 타자다. 지난해 타구 스피드가 유지됐고 밀어치는 법도 확실하게 알고 있다. KBO리그에서 뛸 때 장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평가했다. 관심이 쏠리는 건 추신수의 파워와 홈구장의 '궁합'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의 전신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한 SK행복드림구장은 KBO리그 내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펜스까지의 길이가 95m(잠실구장 100m)로 짧다. 여기에 펜스 높이도 2.8m(사직구장 4.8m)로 낮다. 그 영향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자주 홈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지난해 추신수는 330피트(100.6m) 타구 16개를 외야로 보냈다. 이 중 펜스를 넘어간 건 5개. 하지만 KBO리그에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은 추신수와 계약 전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 성적을 산출했다. 그 결과 2021시즌 장타율 0.595를 기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기준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구단 안팎에선 "30홈런은 쳐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만큼 추신수의 '파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기사 ①KBO리그에서도 '호크아이'가 작동할까 2021.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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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톺아보기] ①KBO리그에서도 '호크아이'가 작동할까

2001년부터 미국 전역을 누볐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인천에 입성한다. 추신수의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계약이 발표된 뒤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보여줄 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652경기를 뛴 베테랑.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험이 있지만,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리랑 직구'를 던지는 유희관(두산)과의 맞대결부터 동갑내기 이대호(롯데)와의 자존심 경쟁까지 볼거리가 꽤 많아졌다. 일간스포츠는 3회에 걸쳐 'KBO리그 신인' 추신수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불혹을 눈앞에 둔 추신수에겐 녹슬지 않은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눈'이다. 지난 23일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과의 계약(본지 단독 보도)이 발표된 추신수는 강점이 확실한 타자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주력이나 수비 범위가 줄어들었지만, 공을 골라내는 선구안만큼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해 5월 '최고의 선구안(batting eyes)을 지닌 아메리칸리그(AL) 타자 5명'을 선정하며 추신수를 명단에 포함했다. MLB닷컴은 추신수에 대해 '통산 855볼넷을 기록하며 이 부문 현역 선수 중 7위, 출루율은 0.377로 현역 1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타석당 투구수가 4.11개로 AL 12위에 올랐다'고 촌평했다. 추신수는 1년 더 MLB에서 뛰며 통산 볼넷을 868개(현역 7위)까지 늘렸다. 그의 선구 능력은 다양한 지표에서 나타난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추신수의 2019시즌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는 22.7%.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8위(알렉스 브레그먼 18.8%로 1위)였다.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에도 23.1%로 크게 악화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확고한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타격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볼넷을 얻어내는 기술 또한 뛰어나다. 추신수의 통산 볼넷 비율(BB%)은 12.1%이다. MLB 평균인 8.3%를 훨씬 웃돈다. 통산 타석당 투구수도 4.04개로 MLB 평균인 3.83개보다 더 많다. 지난해에는 4.15개로 전년 대비 0.04개가 늘었다. 타격 지표가 하락하더라도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기본 지표는 굳건했다. MLB 통산 출루율이 0.377로 현역 10위.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9위), 무키 베츠(LA 다저스·12위),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13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3년 더스티 베이커 당시 신시내티 감독은 "모두가 리키 핸더슨 같은 타자를 원한다. 추신수는 (핸더슨만큼) 출루 능력이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핸더슨은 MLB 통산 도루가 1406개인 '대도'이면서 통산 출루율이 0.401인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였다.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에서 공격 선봉장 역할을 맡아 한 시즌 100볼넷을 넘기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행이 확정된 뒤 추신수가 보여줄 '기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은 추신수의 계약이 발표되기 전 내부적으로 추신수의 2021시즌 KBO리그 예상 성적을 산출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를 비롯해 역대 KBO리그에서 MLB에 진출했던 타자들의 성적을 역산해 추신수의 기록을 대입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 결과 추신수가 2021시즌 출루율 0.428을 기록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4할대 출루율을 넘긴 선수는 총 9명. 0.428은 박석민(NC 0.436), 최형우(0.433)에 이은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최상위권 성적이다. 추신수가 테이블 세터로 활약할 경우 팀 득점이 전년 대비 40점 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추신수의 '생산성'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존재한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 지난해 MLB 성적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신수의 포심 패스트볼 타율은 0.305에서 0.278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신세계 야구단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MLB보다 리그 수준이 낮은 KBO리그 특성상 추신수가 안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바탕엔 녹슬지 않은 능력인 '선구안'이 깔렸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눈(선구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은 바깥쪽이 타이트한(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주지 않는) 느낌이다. 그 부분만 빨리 습득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 적응만 하면 (MLB 시절보다)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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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2000만 달러 DH, 피할 수 없는 추신수의 흐름

'우익수' 추신수(35·텍사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05년부터 우익수 이미지가 강했다. 투수 출신으로 강한 어깨를 수비에서 잘 활용했다. 2010년엔 어시스트(보살)가 14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우익수 중 1위였다. 통산 외야수로 9902⅔이닝을 뛰었고, 이중 약 75%인 7441⅔이닝(좌익수 1045이닝·중견수 1416이닝)을 우익수로 소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익수로 소화한 타석(334)만큼 지명타자(294)로 나서면서 수비에선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일시적인 '실험'이 아니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역할이 지명타자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추신수는 6일(한국시간)까지 소화한 5경기 중 3경기를 지명타자(우익수 2경기)로 치렀다. 대신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으면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시범경기 팀 최다안타 1~3위 윌리 칼훈·델라이노 드실즈·노마 마자라의 포지션이 모두 외야수다.포지션별 선수 운영을 볼 수 있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뎁스차트에선 칼훈·드실즈·마자라를 주전 외야수로 분류하고 있다. 카를로스 고메스(탬파베이)가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나면서 발생한 중견수 공백을 드실즈가 채우고, 칼훈과 마자라가 코너 외야수를 맡는다. 추신수는 라이언 루아와 함께 지명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로 가치가 급락했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최근 3년 동안 DRS(Defensive Run Save:수비로 막아 낸 실점)가 -21이다. 2015년 -11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뒤 약간 개선된 모습은 보였지만, 2016년 -4, 지난해 -6으로 여전히 평균 이하다. 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DRS -5는 평균 이하(Below Average), -10은 형편없는 수준(Poor)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추신수의 DRS는 -3~-11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수비를 하는 게 팀 입장에선 손해라는 의미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UZR(Ultimate Zone Rating:팀 실점에 기여한 정도)도 -6.9로 좋지 않았다. 특히 UZR 중 수비 범위를 측정할 수 있는 RngR(Range Runs)이 -4.8이었다. 최근 3년 동안 우익수로 출전한 경기에서의 UZR이 -3.9→-2.2→-6.9다. 세이버메트릭스와 관련된 수비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찍으면서 활용법에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추신수를 대신해 우익수로 거론되고 있는 마라자의 수비 능력도 평균 이상은 아니다. 그러나 마자라(2017시즌 DRS -3·UZR -1)는 추신수보다 열세 살이 어리다. 지난해 20홈런 101타점을 기록한 공격력은 추신수와 비교했을 때 뒤쳐지지 않는다.결정적으로 칼훈의 등장이 추신수 입장에선 직격탄이다. 지난해 7월 단행된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 트레이드 때 LA 다저스에서 넘어온 칼훈은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2018시즌 텍사스 유망주 1위다. 다저스가 숱한 트레이드 제안에서도 지켜냈던 원석. 주포지션이 2루지만, 텍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좌익수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지역 언론인 댈러스 모닝뉴스는 칼훈을 언급하면서 추신수의 트레이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가 높다. 마이너리그 수업을 받고 있는 미구엘 아파리시오·레오디 타바레스 등과 함께 팀의 미래로 평가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빅리그 데뷔를 이뤘고, 시범경기 맹타로 주전 좌익수 자리를 선점했다. 자연스럽게 좌익수 출전 빈도가 높았던 드실즈가 중견수를 맡게 돼 외야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백업 자원인 루아와 드류 로빈슨까지 있어 굳이 추신수에게 외야를 맡길 필요가 없어졌다. 수비 지표 하락과 경쟁자의 등장은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최근 MLB닷컴은 2018시즌 추신수를 텍사스 3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예상했다. 드실즈가 1번 중견수, 마자라가 5번 우익수 그리고 칼훈이 9번 좌익수로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렇게 되면 추신수는 '2000만 달러 지명타자'가 된다.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와 헨리 라미레스(보스턴)에 이어 지명타자 중 세 번째로 높은 고액 연봉. 타격에 중점을 두는 지명타자는 추신수에게 다소 어색한 옷이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지명타자 10명 중 추신수는 홈런 9위에 머물렀다. 출루율에 강점을 둔 유형이기 때문에 일발장타를 갖춰야 하는 지명타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텍사스 입장에선 조이 갈로가 3루, 아드리안 벨트레가 지명타자를 소화해주는 게 더 나은 시나리오다.추신수의 커리어 하이는 2010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기록한 22홈런과 90타점이다.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대하게 하는 지명타자의 역할은 텍사스가 추신수에게 원했던 부분이 아니다. 추신수 활용법이 애매해진 텍사스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3.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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